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호주 광산 FIFO 셰프(마이닝 셰프) 첫 번째 Swing: Moomba, Cooper Basin
    호주 라이프 2023. 5. 2. 22:50

    호주 광산 FIFO 셰프(마이닝 셰프)로서 사이트에서 일하고 돌아오는 것을 Swing이라고 합니다. 드디어 길게만 느껴졌던 2주간의 첫 번째 Swing을 마쳤고, 이제야 간단히 그곳의 생활에 대해서 몇 자 적어보겠습니다. 저는 현재 애들레이드, 남호주에 거주 중에 있습니다. 모든 Swing은 애들레이드 공항에서 일하는 사이트로 비행기로 이동하게 되죠. 제가 근무하는 곳은 Cooper Basin이라는 지역으로 석탄, 가스 등 지하자원을 채취하는 곳입니다. 저는 그곳에서 일할 셰프로 고용되었고요.
     

    호주 FIFO 셰프 (마이닝 셰프)

    호주 마이닝 셰프, FIFO 셰프라고 들어보셨나요? FIFO (Fly-In, Fly-Out), 말 그대로 날아서 일하러 가고, 날아서 집으로 돌아오는 처음에는 꽤 생소하게 와닿았던 근무형태입니다. 셰프로 일해오면서

    mango-self-develop.tistory.com

    Adelaide 공항 체크인 창구

    애들레이드에서 출발하는 모든 FIFO 사이트는 별도의 작은 체크인 창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공항 1층 오른쪽 맨 끝에 FIFO 근로자만을 위한 창구가 있습니다. 사이트로 이동할 때 Alliance 항공사를 이용합니다. 저는 처음 들어보는 항공이었어요. 직원들 전용 체크인이었기 때문에 줄도 길지 않았고, 짐을 보내고 티켓을 받는 데까지는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던 것 같아요. 비행기를 타고 1시간 30분 정도 이동해서 Moomba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사진과 같이 주변은 아주 황량합니다. 호주 대륙의 중앙 쪽으로 이동하게 되니 점점 빨간 땅이 나오게 됩니다.
     

    workers to the mining site
    Moomba로 가는 비행기 체크인을 기다리는 사람들

     

    Moomba 공항 도착, Moomba 첫인상

    Moomba 공항에 도착하게 되면, 메인 사이트로 이동하게 됩니다. 사무실이 있고, 다른 지역에서 이동해 온 사람들이 모두 모이는 장소이자 가장 큰 근무지역이라고 보면 됩니다. Moomba를 통해서 또 다른 작은 지역으로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도 있고, Moomba 자체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는 이번 Swing은 Moomba에서 일하고 온 거예요.

    main mining site moomba
    Moomba 공항 도착

     

    moomba airport
    Moomba 공항 풍경


    공항에 짐 찾는 그 흔한 컨베이어 벨트가 있는 게 아니라, 비행기에서 내려서 이렇게 기다리고 있으면 캐리어를 실은 차가 와서 짐을 갖다 줍니다.

    people waiting for bags
    Check-in 짐을 기다리는 사람들

     

    the way to the main site
    짐 찾고 Moomba 사이트로 가는 길


    보통 작은 지역은 근로자가 적으면 25명 많으면 50명까지 되는데요. 제가 일했던 Moomba는 가장 큰 근무지이기 때문에 기본 650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일을 합니다. 이 말은 아침, 점심, 저녁 세끼를 650명 이상을 먹여야 한다는 말이죠.

    moomba airport
    Adelaide-Moomba를 오가는 비행기


    Moomba에 와서 제일 먼저 방을 배정받고 키를 받아 짐을 풀었습니다. 제 첫 방은 V64-U20.

    처음 배정받은 방 열쇠


    사무실 한편에는 편의점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가격은 도시 편의점보다 더 비쌌어요. 물류비 등등 고려해 보면 당연히 비싸겠죠.

    사무실 안 편의점


    온 지 하루도 안 돼서 샀던 감자칩과 물 두병. 저렇게 사서 $13.6였습니다. 살인적인 가격… 참고로 물은 살 필요가 없었습니다. 세탁실 옆에 식수대가 있어서 다음부터는 텀블러에 밤마다 담아 마셨습니다.

    일 끝나고 편의점에서 샀던 생수 2병과 감자칩

     

    Moomba 숙소

    방 내부 모습입니다. 원래는 도착하면 호텔처럼 이불과 수건이 준비되어 있는데, 제가 도착했을 때는 뭔가 실수가 있었는지 아직 정리되기 전이었습니다.

    체크인했지만 아직 정리되지 않은 방

     

    에어컨, TV, 전기포트, 냉장고, 책상

     

    생각보다 넓직한 화장실


    오후 2시쯤 도착했는데 저는 도착해서 바로 옷 갈아입고 출근했어요. 저녁 7시 30분에 일 끝나고 돌아오니 정리되어 있더라고요. 방은 혼자 지내기에는 좁지 않은 크기였어요. 제가 고시원에서 살아봤는데, 고시원보다는 훨씬(?) 넓고 화장실도 큼직했습니다. 에너지 회사답게 뜨거운 물도 아주 콸콸 잘 나왔습니다.

    일 끝나고 돌아오니 정리되어 있는 방


    제가 거주했던 숙소 외관입니다. 단순 컨테이너가 아니라 나름 잘 조성되어 있었어요. 2층으로 구성된 건물입니다.

    숙소 외관

     

    숙소 2층 통로

     

    숙소에서 바라본 풍경


    숙소 1층에 있는 세탁실. 세탁기와 건조기가 생각보다 많아서 이용하는데 문제는 없었습니다. 세탁세제도 공용으로 쓸 수 있게 제공해 줘서 좋았어요. 최소한 갖춰져야 할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은 기본적으로 잘 마련되어 있었어요.

    숙소 1층에 위치한 세탁실


    세탁실 안에 있는 스낵 자판기. 2주간 거의 50불은 쓴 것 같습니다. 군것질 좋아하시는 분들은 오기 전에 간식 좀 많이 싸 오세요. 시내보다 너무 비쌉니다.

    세탁실 안에 있는 스낵 자판기

     

    FIFO 셰프로서 첫 근무배정

    650명 이상을 먹여야 하는 주방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Bulk입니다. 이번에 저의 Swing은 한 주는 Dinner, 한 주는 Crib을 했습니다. 저는 이곳에 오기 전에 Crib이 뭔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Crib이 무엇이냐? 아침, 점심, 저녁, 기본적으로 공식적인 식사는 이렇게 세 번 제공합니다. 하지만 모든 근로자가 같은 시간에 식사를 할 수는 없죠. 애매한 시간대에 일하는 근로자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애매한 시간대에 삶은 계란, 샐러드 등 Cold food들을 제공하는데, 그것을 Crib이라고 합니다.

    저녁 셰프들은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 30분까지 일하고 1시간 30분 쉬는 시간을 갖습니다. 총 3명이 함께 일합니다. Crib 셰프는 저녁 8시부터 아침 7시 30분까지 일하고 1시간 30분 쉬는 시간을 갖습니다. Crib 셰프는 아침 셰프와 같이 일하는데, 각자 할 일 합니다. 서로 노터치, 그러니 혼자 일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저는 캐주얼 셰프이기 때문에 야간시간에 일하면 페널티가 적용돼서 추가 시급을 더 받았습니다. 주말에는 주말 페널티도 따로 붙고요. 역시 FIFO의 매력은 ‘돈’이죠.

    제가 했던 음식과 주방 사진입니다. 저녁준비할 때, 처음으로 만들었던 음식입니다. 주방에 와서 다른 셰프들과 인사하고 “나 이제 뭐 하면 되니?” 물어봤더니, 야채 갖고 아무거나 해보라고 해서 갖은 채소 때려 넣고 볶았습니다.

    처음 만들었던 야채볶음 요리


    Roast Carrot도 양이 남다르죠.

    구운 당근 Roast Carrot

     

    650명을 위한 Roast Carrot


    Mashed Potato 쭉쭉 뽑아냅니다.

    650명을 위한 Mashed Potato


    Fried Squid도 계속 튀겨냅니다. 깔라마리!

    650명을 위한 오징어 튀김 Fried Squid


    Grilled Chicken 열심히 구웠고요.

    650명을 위한 Grilled Chicken


    금요일마다 Fish & Chips 데이라서, 칩스도 잔뜩 미리 Pre-cook 해놓습니다.

    650명을 위한 감자튀김 Chips


    여기부터는 Crib입니다. 사진 보시면 어떤 것을 하는지 느낌이 오실 거예요. 각종 채소와 차가운 음식들, 샐러드 등등.

    각종 샐러드와 차가운 음식들 Cold food


    현미, 베이컨, 양상추로 만들었던 샐러드. 저렇게 만들어놔도 2일 버티면 많이 버텼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미, 베이컨, 양상추 샐러드


    Crib 셰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양이기 때문에 단순 과일 썰기 등등은 Utility라는 친구들이 도와줍니다. 수박도 썰고, 멜론도 썰고!

    함께 일하는 Utility 친구들


    보이시나요, 드넓은 공간에 있는 식탁과 의자들. 아침, 저녁으로 근로자로 가득 찹니다.

    Moomba Main Site 식당 내부 1

     

    Moomba Main Site 식당 내부 2

     

    마치며

    하루도 안 쉬고 10시간 이상 14일을 일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4일은 심하게 목감기를 앓아서 체력적, 정신적으로 많이 지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이렇게 포스팅을 적으면서 차근차근 정리해 보니, 아주 못할만한 어려운 일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FIFO 셰프가 완전 처음이었고 낯설었기 때문에 초반에 헤매었던 것을 감안하면, 다음 Swing에서는 더 잘 지내다 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금융치료라는 말이 있죠. 급여를 받고 페이슬립을 보며, 마음을 더욱 굳게 다잡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 Swing을 다녀와서, 또 새로운 FIFO 이야기 전해드리겠습니다.
     

    Moomba의 야간풍경
Designed by Tistory.